수구반동정당의 집권, 원인분석과 향후전망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냉기와 열기가 교차한 대선정국에 출연한 배우들

2. 교차집권과 양당구도, 그리고 '실패하는 경제대통령'

3. 수구반동정권의 집권은 진보변혁세력이 일어설 기회이다

1. 냉기와 열기가 교차한 대선정국에 출연한 배우들

격돌과 혼란이 뒤엉킨 2007년 대선은, 앞으로 더 큰 격돌과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을 예고한 가운데, 수구반동정당이 내세운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일단 막을 내렸다. 대선기간에 유권자들이 귀가 아프게 들은 소리는 경제회생을 외치는 선거운동구호였다. 경제회생공약에 매달리지 않으면 대선후보로 될 수 없을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유권자 대중의 직접적 이해관계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대선국면에서 다른 선거공약은 모조리 실종되고 오직 경제회생공약만 난무한 것은, 남(한국)의 신식민주의시장경제가 위기에 처해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남(한국)의 신식민주의시장경제가 처해있는 위기는 자본주의시장경제에서 주기적으로 돌아오곤 하는 경기침체 같은 일시적 난국이 아니라, 그 경제가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1997년 11월부터 오늘까지 10년 동안 계속 악화되어 이제는 위독한 지경에 이른, 그리하여 체제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넘어서지 못할 구조적 위기이다.

신식민주의시장경제의 숨통을 조이는 구조적 위기의 실체는 이윤독점이다. 이윤독점이란 소수 대자본은 성장하나 다수 중소자본은 쇠퇴하고,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사회적 빈곤과 궁핍이 날로 심해지는 것을 뜻한다. 이윤독점과 민생파탄이 동시에 발생한 신식민주의시장경제의 현실은 확실히 변태적이다.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은 소득증대, 생활안정, 복지혜택에 돌아갈 자원과 재화를 소수 대자본에게 모조리 빼앗기고 빈곤과 궁핍에 빠져든다. 스위스 국제경영원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남(한국)에 사는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경제고통지수(economic misery index)가 세계 3위에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고통지수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합하여 측정한 지수이다.

진보의식화된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에게 민생파탄은 그들을 사회변혁운동으로 이끄는 혁명적 진출의 객관적 조건으로 되지만, 진보의식화되지 못한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에게 민생파탄은 '가족의 행복'을 되찾으려는 개인이기주의에 그들 스스로를 묶어버리는 탈정치화의 객관적 조건으로 된다. 또한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민생파탄을 보면서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중산층도 '가족의 행복'을 잃어버리지 않으려는 개인이기주의에 집착함으로써 급격히 탈정치화된다. 탈정치화는 노동계급과 근로대중과 중산층을 정치적 무관심에 빠뜨리며 '침묵하는 다수'로 만든다. 이번 대선의 투표참여율이 선거사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탈정치화의 냉기가 전사회적으로 퍼졌음을 말해준다.

탈정치화보다 더 심각한 것은, 노동계급과 근로대중과 중산층의 경제회생요구가 허구와 기만으로 가득한 경제회생담론을 들고 나와 군중심리를 자극하는 반동적 정치선동에 휘말리게 된다는 점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경제만큼은 반드시 살려내겠다"는 식의 대중인기영합주의(Populism)가 만연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민생파탄은 대중인기영합주의를 길러내는 온상이다.

이윤독점과 민생파탄이 동시에 발생하는 신식민주의체제의 변태적 현실이 중도우파정권에 대한 대중적 반감과 혐오감을 부추기고 있을 때, '실천하는 경제대통령'으로 뽑아달라는 환상적 경제회생담론에 도취된 노동계급과 근로대중과 중산층은 그 대선후보의 목을 파란색 목도리처럼 휘감은 비리와 부패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시각마비상태에 빠질 만큼 맹목적이고 열광적이었다. 2007년 대선정국에서 특이하게도 이명박 독주현상이 나타난 것은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명박 독주현상을 보고 "국민이 노망든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고 탄식한 중도우파정당의 어떤 정치인이 미처 알지 못한 것은 민생파탄과 대중인기영합주의의 연관성이다.

진보의식화된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아직 정세변화를 주도하지 못하고, 진보정당의 정치역량이 아직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을 때, 노동계급과 근로대중과 중산층이 탈정치화의 냉기에 몸을 움츠리거나 환상적 경제회생담론을 남발하는 대중인기영합주의에 맹목적으로 열광하는 정치적 양극화현상은 오늘 남(한국)만이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민생파탄의 고통을 겪는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을 '침묵하는 다수'로 만드는 탈정치화의 냉기와 환상적 경제회생담론으로 도취시키는 대중인기영합주의의 열기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민주주의혁명의 역사적 발전전망을 움켜쥐고 돌파해야 할 최악의 난국이 아닐 수 없다. 또한 탈정치화의 냉기와 대중인기영합주의의 열기는, 워싱턴의 제국주의반동정권이 반동적 군사정변으로 정권을 교체하지 못할 만큼 미국식 자유민주주의가 확산된 오늘의 신식민주의체제에서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혁명적 진출을 가로막기 위해 정략적으로 설치하는 이중장애물이기도 하다.

2007년 대선정국의 향방을 좌우한 대중인기영합주의의 맹목적 열기는 수구반동정당과 중도우파정당의 대선후보들을 경제회생을 주제로 한 정치사기극에 내몰았다. 사기극에는 대선후보로 분장한 주연배우, 조연배우, 단역배우들이 줄지어 출연하였다. 경선과정에서 탈락한 박근혜는 박정희정권의 '경제개발'을 주제로 한 대선씨나리오의 주연배우로 분장하였고, 이명박은 '국민소득 3만 달러'를 주제로 한 대선씨나리오의 주연배우로 분장하였다.

'민주개혁'을 주제로 한 대선씨나리오의 주연배우였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뒤를 이어 정동영은 '평화경제'를 주제로 한 대선씨나리오를 열연하였으나 아직 연기력이 부족한 조연배우 대우밖에 받지 못했다. 수구원조를 자처하는 이회창은 주연배우 이명박이 김경준 사건으로 중도에 탈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선거판에 뛰어든 단역배우였고, 사이비진보의 탈을 쓴 문국현은 권영길 후보에게 쏠릴 노동계급과 근로대중과 중산층의 지지를 차단하기 위해서 선거판에 뛰어든 단역배우였다. 이인제는 침몰하는 난파선에서 뛰어내리지 못한 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고독한 최후를 맞은 정치촌극의 단역배우였다. 경선과정의 막간에 잠깐 얼굴이나 비쳤다가 물러난 고건, 정운찬, 손학규는 대선씨나리오를 실감나게 찍기 위해 잠시 동원된 '엑스트라'들이었다.

2. 교차집권과 양당구도, 그리고 '실패하는 경제대통령'

워싱턴의 제국주의반동정권이 이번 대선에서 설정한 공작방향의 총적 목표는, 두말할 나위 없이 신식민주의체제의 안정적 유지이다. 현재 민심이반으로 정치적 고립상태에 빠진 중도우파정권이 신식민주의체제를 안정화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린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워싱턴의 제국주의반동정권이 수많은 정보를 입력한 컴퓨터 모의실험(simulation)을 거듭한 끝에 남(한국)의 신식민주의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내린 결론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교차집권이다. 신식민주의예속세력을 교차적으로 집권시켜야 흔들리는 신식민주의체제를 안정적으로 영구히 지배, 수탈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교차집권은 워싱턴의 제국주의반동정권이 남(한국) 대선에 개입하는 비밀공작의 추진방향으로 채택되었다. 그에 따라 중도우파정당의 집권연장을 저지하고 수구반동정당에게 정권탈환의 기회를 주는 비밀공작이 전개되었다.

교차집권공작의 지향점은 중도우파정당 대 수구반동정당의 양당구도를 고착화하여 그 두 정당이 주기적으로 번갈아 교차집권하는 미국식 자유민주주의의 정치지형을 남(한국)에 이식, 정착시키려는 것이다. 중도우파정당 대 수구반동정당의 양당구도를 고착화하는 까닭은, 양당구도를 고착화하여야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진보정당 지지율 상승추세를 미리 차단하여 진보적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초기단계에 손쉽게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제국주의반동정권의 시각에서 보면, 신식민주의체제에 미국식 양당구도를 고착화하는 것은 노동계급과 근로대중 속에서 자라나는 민주주의혁명의 싹을 잘라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책인 것이다.

대중인기영합주의의 맹목적 열기가 남(한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과 중산층에 퍼진 것은, 워싱턴의 제국주의반동정권이 교차집권공작을 추진하기에 적합한 환경이었다. 워싱턴의 제국주의반동정권은 대중인기영합주의의 맹목적 열기를 부채질하면서 그 열기를 한 몸에 받은 이명박이 완주할 수 있도록 은밀한 비호공작을 추진하면 되었다. 김경준이 송환되고 그와 이명박의 관계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자 한때 중도탈락할 것 같이 보였던 이명박이 되레 검찰의 면죄부를 받은, 도무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을 보면서, 저들의 은밀한 비호공작과 연관되지 않았을까 하는 강한 의혹을 느끼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진보의식화된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조직역량으로 뒷받침을 받는 진보정당의 대선후보가 부패정치청산이라는 구호를 들고 삼성특검을 제기하면서 대중인기영합주의를 돌파하려고 애썼는데도, 그리고 중도우파정당의 대선후보들이 맹렬한 추격전을 벌였는데도 이명박 독주현상이 제거되지 않은 원인들 가운데 하나는, 워싱턴의 제국주의반동정권이 대중인기영합주의를 부채질하면서 교차집권공작을 밀고 나갔다는데 있다. 대중인기영합주의를 이용하여 위기에 빠진 신식민주의체제를 안정화하는 공작은 제국주의반동정권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그러나 이명박의 대선승리는 제국주의반동정권의 신식민주의체제 안정화 전략과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그 까닭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이 논할 수 있다.

대중인기영합주의에 휘말려 이명박에게 표를 몰아준 유권자들의 맹목적 열기는 대선정국에서 생겨난 일시적 현상이므로, 대선정국에서나 힘을 쓰는 것이다. 연극에 몰입했던 관객이 연극이 끝나고 나서 극장을 나서는 순간 현실감각을 되찾게 되듯이, 대선정국이 막을 내리면 대중의 맹목적 열기가 식고 현실감각이 되살아날 것이다. 현실감각의 회복이란, 정권을 바꿔보았으나 민생파탄을 넘어설 조짐이 보이기는커녕 더 악화된 고통을 겪게 된다는 뜻이다.

한미자유무역협정과 자본시장통합법이 제국주의독점자본에게 대량수탈의 길을 터주고, 그리하여 실직자, 비정규직 노동자, 신용불량자, 파산자, 기초생활보장수급자들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때, '실천하는 경제대통령'이 '실패하는 경제대통령'으로 전락하여 민심이반이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민생파탄이 민심이반을 촉발하면, 수구반동정권은 이전의 중도우파정권이 겪은 것보다 더 심한 최악의 정치적 고립에 빠질 것이다. 그로써 교차집권과 양당구도를 고착화하려는 시도는 꺾일 것이며, 워싱턴의 제국주의반동정권이 추진하는 신식민주의체제 안정화 전략은 파국적 위기에 빠질 것이다.

3. 수구반동정권의 집권은 진보변혁세력이 일어설 기회이다

과잉생산위기로 생겨난 세계 경제성장률의 지속적인 추락, 과잉신용위기로 생겨난 국제금융시장의 천문학적 손실, 미국경제의 장기침체 위험성, 거품현상을 통제하지 못한 중국경제의 불안정 따위의 복잡한 요인들이 뒤엉키면서 부쩍 악화된 제국주의세계체제의 경제난은 신식민주의체제에 파국과 재앙을 몰아오고 있다. 평소에 자본주의시장경제의 성장기조를 터무니없이 고무, 찬양해온 내외언론들마저 이러다가는 대폭발이 일어날 것 같다는 불길한 전망을 내놓는 것은 엄살이 아니다. 위에서 논한 대로, 신식민주의체제의 민생파탄은 대중인기영합주의에 도취되어 이명박에게 지지표를 던졌던 대중에게 실망과 배반감을 안겨줌으로써 수구반동정당을 정치적으로 고립시키는 민심이반을 재촉할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반이명박 정치연대가 형성될 조건을 제공한다. 대선에서 부패후보 이명박에게 사퇴를 촉구하였던 중도우파정당은 잡다한 추종세력들을 긁어모아 수구반동정권에 맞서는 부패세력 대 반부패세력의 대치전선을 형성하려고 애쓸 것이다. 중도우파정당과 그 추종세력은 특검수사결과가 자기에게 유리하게 나올 경우, 부패세력 대 반부패세력의 대치전선을 수구반동정권을 타격하는 정권퇴출투쟁으로 발전시킬 반전의 기회를 노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중도우파정당과 그 추종세력의 반이명박 정치연대는 강한 타격력을 갖지 못할 것이다. 중도우파정당과 그 추종세력이 선호하는 투쟁방식은 언제나 그러하듯이 국회단상이나 점거하여 농성을 벌이거나 광화문 일대에서 촛불을 들고 이명박의 도덕적 결함을 비난하는 식으로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들의 온건한 투쟁은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조직역량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투쟁동력을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기껏해야 중도우파성향의 비주류언론들에게 기사거리나 주면서 그럭저럭 이어질 것이므로, 중도우파정당이 주도하는 민중봉기형 정권퇴출투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중도우파정당과 맞붙는 상호비방전에 휘말리게 될 수구반동정권에게 가장 위협적인 세력, 대중인기영합주의의 도취상태에서 깨어난 대중의 민심이반으로 정치적 고립에 빠지게 될 수구반동정권을 그야말로 집중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세력은, 진보정당과 진보연대를 중심으로 결집한 진보의식화된 노동계급과 근로대중밖에 없다. 정권퇴출투쟁을 밀고 나갈 진보변혁세력의 거대한 동력은 오직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로 충만해진 그들에게서만, 그들의 결집력과 조직력에서만 나올 것이다.

그런데 대선경험에서 나타난 것처럼, 진보의식화된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소수에 머물러 있는 것이 결정적인 문제이다. 노동계급의 생산현장과 근로대중의 생활현장에 진보정당의 수많은 기층조직을 세우는 것만이 소수의 진보를 다수의 진보로 바꿔놓을 수 있는 지름길임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진보정당과 진보연대가 정권퇴출투쟁의 주도권을 중도우파정당과 그 추종세력에게 빼앗기지 않으려면, 진보의식화된 노동계급과 근로대중 속에 다져놓은 지지기반과 결속력을 전략무기로 움켜쥐고 수구반동정권을 타격하는 광범위한 전선을 구축, 확대할 필요가 있다. 대선경험에서 입증된 것처럼, 노동계급의 생산현장과 근로대중의 생활현장을 발로 뛰며 누비는 진보적 정치활동가들의 헌신적인 노력만이 전선을 구축하고 확대시킨다.

민주주의혁명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가 충만한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정권퇴출투쟁의 주도권을 쥐고 중도개혁세력 대 수구반동세력의 오래된 대립구도를 진보개혁세력 대 수구반동세력의 새로운 대립구도로 바꾸어놓을 때, 마침내 진보정당의 집권역량은 비약적으로 강화, 발전될 것이다.

이번 대선기간에 민주노총, 전농, 전빈련을 비롯한 진보적 대중단체들이 경험한 일치단결과 집중투쟁은, 그 성과를 물량적으로 측정하기 전에, 진보변혁세력의 정권퇴출투쟁에 필수불가결한 자산으로 되었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중인기영합주의의 광풍에 포위된 계급투표전략의 교착국면을 뚫고 나아가기 위해 민주노총 지도부가 밀고 나간 돌파투쟁은, 진보의식화된 노동계급이 진보대연합(통일전선)의 중심에 서고, 사회변혁(민주주의혁명)의 선봉에 나선다는 불변의 진리를 다시 일깨워주었다.

상호비방전과 민심이반으로 수구반동정권이 고립되는 것은, 진보정당이 정치적으로 진출할 도약의 기회로 된다. 진보정당과 진보연대가 그 기회를 살린다면, 진보변혁세력 대 수구반동정권이 맞서 싸우는 새로운 정치지형이 조성될 것이다. 진보변혁세력 대 수구반동정권의 양자구도는 진보변혁세력이 수구반동정권을 집중적으로 타격하면서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을 정권퇴출투쟁으로 불러일으키는 유리한 조건을 형성하는 것이다. 각계층 근로대중이 결집한 민중대회가 노동계급의 총파업투쟁과 결합하여 강력한 정권퇴출투쟁을 전개할 때, 흔들리는 신식민주의체제는 마침내 무너지기 시작할 것이다.

민주주의혁명의 정세발전은 일차적으로 남(한국)사회의 계급관계변동에 의해서 결정되지만, 자주적 사회주의 대 반동적 제국주의의 대결구도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남북(북남)관계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각각 그 정세발전에 미치는 영향 역시 결정적이다.

수구반동정권이 집권하는 다섯 해 동안 조미관계에서는 테러지원국 지정해제, 평화체제 구축, 조미관계정상화로 이어지는 정세변화의 강풍이 몰아칠 것이고, 남북(북남)관계에서는 나라의 통일문제를 해결할 상설협의기구를 창설하려는 통일의 강풍이 몰아칠 것이다. 북(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테러지원국 지정해제, 평화체제 구축, 조미관계정상화로 이어지는 정세변화는 제국주의전쟁위협 감소, 제국주의점령군 철군, '한미동맹' 해체를 지향하는 전략적 변화이고, 나라의 통일문제를 해결할 상설협의기구를 창설하는 정세변화는 연방제 방식에 따라 세워질 통일정부를 지향하는 전략적 변화이다. 조미관계의 전략적 변화와 남북(북남)관계의 전략적 변화는 수구반동정권에게 정치적 치명타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다섯 해 동안 수구반동정권이 대항해야 하는 대상은, 북(조선)의 선군정치전략과 남(한국)의 진보정치전략이다. 전자는 조미관계를 변화시켜 분단체제를 무너뜨리는 것이며, 후자는 남(한국)의 사회계급관계를 변화시켜 신식민주의체제를 무너뜨리려는 것이다. 선군정치는 조선로동당이 이끄는 반제군사전선으로부터 동력을 공급받고, 진보정치는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결집한 노동계급과 각계층 근로대중의 통일전선으로부터 동력을 공급받는다. 수구반동정권을 타격하는 투쟁은 진보변혁세력에게 이른바 승수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수구반동정권의 집권은 나라의 통일과 민주주의혁명을 진전시킬 새로운 기회이다. (2007년 12월 19일 작성)

* 이 글은 서울에서 발행되는 진보적 시사월간 COREA21 2008년 1월 호에 기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