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드러낸 미국의 새로운 대북전쟁체제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자위대의 한반도 접근에 반대하는 우리 국민들, 하지만 미국은 기어이 대북 군사력 강화를 이해 자위대를 끌어들여 한미일 삼각공조를 확립하려 하고 있다.  한호석 소장은 이 글에서 유엔사를 중심으로 한미일군사공조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 글, 이창기 기자
 

✦제45차 한미안보협의회가 언급한 유엔군사령부 존치문제 

 
미국이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60년을 맞은 ‘국군의 날’ 행사에 군수뇌부를 참석시키고, 제38차 한미군사위원회(Military Committee)와 제45차 한미안보협의회(Security Consultative Meeting)와 미일안보협의위원회(Security Consultative Committee)를 잇달아 진행하더니,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USS George Washington)를 부산항으로 출동시켰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미국의 군수뇌부는 2013년 9월 30일 서울에서 한미군사위원회를 진행하였고, 10월 1일 서울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60년을 맞은 ‘국군의 날’ 행사에 참석하였고, 10월 2일 서울에서 한미안보협의회를 진행하였고, 10월 3일 일본 도쿄로 건너가 미일안보협의위원회를 진행하였고, 10월 4일에는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를 부산항에 입항시켰다.

그런데 미국군수뇌부가 ‘국군의 날’ 행사만 참석하고 미국으로 돌아간 게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미국군수뇌부는 2013년 9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서울-도쿄-부산으로 이어진 일련의 심상치 않은 행동을 연속적으로 취하였다. 누구나 직감할 수 있는 것처럼, 그런 일련의 연속행동은 미국이 사전에 작성한 시나리오에 따라 남측과 일본을 각각 동원하여 연출한 것이다.

이제껏 미국군수뇌부는 서울과 도쿄를 뻔질나게 오가며 ‘안보협의’를 진행해왔지만, 이번처럼 서울-도쿄-부산으로 이어지는 신종 시나리오에 따라 ‘안보협의’를 부산하게 진행한 적은 없었다. 사상 처음으로 서울-도쿄-부산을 연결하는 신종 시나리오에 따라 ‘안보협의’를 진행한 미국의 의도는 무엇일까? 미국군수뇌부가 서울과 도쿄에서 비공개로 각각 진행한 ‘안보협의’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므로, 이 글에서는 ‘안보협의’ 직후 서울과 도쿄에서 각각 발표된 두 개의 중요한 문서를 분석한다.

2013년 10월 2일에 발표된 제45차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서 주목해야 할 내용을 추려내어 해설하면 아래와 같다. 한미안보협의회 10.2 공동성명은 “양 장관은 정전협정과 유엔사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라는 점을 재확인하였다”고 밝혔다. 무심히 지나칠 수 없는 이 인용문에는 미국의 대북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 메시지는 미국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지 않겠다는 뜻이고, 유엔군사령부를 해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미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는 것은, 주한미국군을 철군하지 않고, 불안정하고 위험한 현 정전상태를 유지하면서 대북적대행위를 계속하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이 유엔군사령부를 해체하지 않는 것은, 한국군 전시작전통제권을 반환하기로 예정된 2015년 12월 1일 이후에도 유엔군사령부를 계속 존치시키려는 것이다.

한미연합사령부는 해체해도 유엔군사령부는 계속 존치시키려는 미국의 의도는 미국의 새로운 대북전쟁전략에 직결된 것이다. 

 
✦미국의 새로운 대북전쟁전략이 드리운 ‘그림자’

 
미국군수뇌부가 발표한 몇몇 문서들에서 어른거리는 새로운 대북전쟁전략의 ‘그림자’를 목격할 수 있다. 미국의 새로운 대북전쟁전략이 드리운 ‘그림자’는 한미안보협의회 10.2 공동성명에서도 어른거린다.

미국의 새로운 대북전쟁전략이 드리운 ‘그림자’가 집중적으로 투영된 곳은, 지금 미국이 열을 올리고 있는 대북미사일방어체계 구축사업이다. 한미안보협의회 10.2 공동성명은 “양 장관은 미사일위협에 대한 탐지, 방어, 교란 및 파괴를 위한 포괄적인 동맹의 미사일 대응전략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미국군수뇌부가 말하는 미사일위협이란 인민군 미사일에서 오는 위협이다.

미국이 지난 60년 동안 북을 미사일로 위협해오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말하지 않고, 북이 미국의 미사일위협에 대응하는 억제력으로 구축한 미사일타격력에 대해서만 위협이라고 말하는 것은 명백한 사실왜곡이다. 북이 일본, 알래스카, 괌, 하와이를 타격할 뿐 아니라 미국 본토의 심장부까지 타격할 강력한 미사일능력을 보유한 것은 미국의 대북미사일위협에 대응한 조치다. 미국은 2002년 1월 8일 언론에 그 존재가 알려진 국가기밀문서 ‘핵태세검토보고(Nuclear Posture Review)’에서 북을 일차적인 핵타격대상으로 규정해놓았고, 몇 척이나 출동하는지 알기 힘든 핵추진 전략핵잠수함들을 동원한 대북핵타격준비태세를 상시적으로 유지해오고 있다. 이를테면, 주일미국부대사 제임스 줌월트(James P. Zumwalt)가 작성하여 2010년 2월 24일 본국에 보낸 비밀전문이 ‘위킬릭스(Wikileaks)’에 폭로되었는데, 그 비밀전문에 따르면, 2010년 2월 2일 도쿄에서 진행된 미일안보소위원회(SSC)에서 수전 버살라(Suzanne Basalla) 당시 미국 국방부 일본국장은 “미국의 ‘핵태세검토보고’에 들어있는 핵심문제는 미국 해군 전략잠수함에서 발사되는, 핵탄두를 장착한 토마호크 지상공격미사일(TLAM-N)”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미국의 새로운 대북전쟁전략은, 미국이 북의 미사일타격력을 미사일방어체계로 약화시키고 자기의 대북미사일타격력만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미국이 실패를 무릅쓰고 요격미사일발사실험을 계속 강행하면서 대북미사일방어체계의 강화와 확장에 열을 올리는 까닭이 거기에 있으며, 2013년 10월 1일 미국군수뇌부가 참석한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북미사일방어체계인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조기에 확보”하겠다고 공언한 까닭이 거기에 있다.

그런데 미국의 새로운 전쟁전략이 북보다는 중국을 직접 겨냥한 대중전쟁전략이라고 생각하거나, 북과 중국을 동시에 겨냥한 2중전쟁전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아래의 정보를 살펴보면, 그런 생각이 왜 오판인지 알 수 있다.

2013년 10월 3일 미일안보협의위원회가 발표한 공동성명 ‘더욱 든든한 동맹과 더욱 증대된 책임분담을 향하여(Toward a More Robust Alliance and a Greater Shared Responsibilities)’에서 미국과 일본은 자기들이 직면한 다섯 가지 위협요인을 열거하였는데, “북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과 인도주의적 관심, 해양영토에서 강제적이고 불안정한 행동, 우주와 사이버공간에서 일어나는 파괴행동, 대량파괴무기 확산, 인위적으로 또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재난”이 그것이다. 미일안보협의위원회 10.3 공동성명에서 언급한 ‘북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은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북의 강력한 핵타격수단을 뜻하는 것이고, ‘북에 대한 인도주의적 관심’이란 북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상정한 인도주의적 관심을 뜻하는 것이므로 미국과 일본은 ‘북의 붕괴’라는 급변사태를 예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해양영토에서 강제적이고 불안정한 행동’이란 중국이 동중국해에 있는 댜오위다오(釣魚島)를 탈환하려는 군사활동을 뜻하는 것이다.

미일안보협의위원회 10.3 공동성명은 중국의 댜오위다오 무력탈환을 위협요인들 가운데 하나로 지적하였지만, 미국과 일본에게 있어서 중국의 댜오위다오 무력탈환은 북의 강력한 핵타격수단보다는 ‘안보위협’의 우선순위에서 뒤진다. 미국은 중국과의 전면전을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오직 북과의 전면전만 생각하고 있다. 미국에게 있어서, 북은 실제적인 적국이고, 중국은 잠재적인 적국이다. 미국이 자기에게 가장 위협적인 적국을 중국이 아니라 북이라고 파악하였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문서가 2013년도에 두 개나 나왔다. 하나는 2013년 3월 22일 미국 연방상원 정보소위원회가 공개한 ‘2011년 1월 5일부터 2013년 1월 3일까지 기간에 해당하는 미국 연방상원 정보소위원회 보고서(Report of the Select Committee on Intelligence United State Senate Covering the Period January 5, 2011 to January 3, 2013)’인데, 이 문서는 최근 미국의 정보역량이 대북정보활동에 집중되고 있음을 밝혀주었다. 다른 한 문서는 2013년 5월 2일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미국 연방의회에 제출한 보고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연관된 군사 및 안보 발생사태(Military and Security Developments Involving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인데, 이 문서는 “북의 지속적인 도발 앞에서 미국은 방심하지 않고 있으며, 역내 동맹국들에 대한 확고부동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미사일방어체계를 중심으로 하는 미국의 새로운 대북전쟁체제


한미안보협의회 10.2 공동성명은 ‘북의 미사일위협’에 대응하여 “포괄적인 동맹의 미사일대응전략”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명시하였다. 미국군수뇌부는 왜 한미동맹의 미사일대응전략이라 하지 않고 포괄적인 동맹의 미사일대응전략이라고 하였을까? 한미안보협의회 10.2 공동성명이 미사일방어체계 구축문제를 언급한 대목에서 ‘포괄적인 동맹’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한미연합군과 미일동맹군을 모두 포괄하는 방대한 미사일방어체계를 수립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미사일방어체계는 각종 군사정찰위성들 가운데서도 최첨단성능을 지닌 미사일탐지위성을 운용하는 미국이 배타적으로 독점하고 지휘하는 특수작전체계다. 미사일탐지위성을 갖지 못한 한국군과 일본자위대는 독자적인 미사일방어체계를 세울 수 없으며,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에 하위종속단위로 편입당하는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서, 미사일방어체계를 강화하는 사업에서 미국군은 한국군과 일본자위대를 각각 하위종속단위로 편입시키려는 것이며, ‘북의 미사일위협’에 대응하는 미사일방어체계는 미국이 지휘하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에서 한미일 3자연합 미사일방어체계로 강화되는 것이다.

주목하는 것은, 미국이 3자연합 미사일방어체계를 미사일방어부문을 넘어 전쟁체계로 확장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2013년 6월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일 3자회의가 진행된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이 워싱턴 3자회의 당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미국, 일본, 한국이 6월 1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관련된 광범위한 문제들을 놓고 의견을 교환하는 성과적인 3자회의를 진행하였다”고 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긴밀한 양자 및 3자 조율을 지속적인 기조 위에서 유지하도록 노력하였다”고 자평하였다.

한미안보협의회 10.2 공동성명이 워싱턴 3자회의의 기조에 맞춰 “양 장관은 3자 또는 다자협력을 통한 (줄임) 긴밀한 동맹의 협력을 계속 증진시켜 나가기로 약속하였다”고 밝힌 것은, 전방위로 확대되는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의 임박한 출현을 예고한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미국의 새로운 대북전쟁체제는 3자연합 대북미사일방어체계를 중심에 두고 수립되는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다.

한미안보협의회 10.2 공동성명은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일안보협의위원회 10.3 공동성명은 그 체제를 언급하였다. 미일안보협의위원회 10.3 공동성명은 “3자협력(trilateral cooperation)”이라는 소제목을 앉힌 다음, “양국 장관은 역내 동맹국들과 협력국들 사이에서 안보 및 방위의 협력이 가지는 중요성을 확인하였고, 특히 호주와 대한민국과 더불어 진행해온 정기적인 3자대화가 성공적이었음을 주목하였다. 이러한 3자대화는 안보이익을 함께 나누고, 공동의 가치를 증진시키며,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안보환경을 향상시킨다”고 지적하고, “양국 장관은 3자협력을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지역동맹국들이 작전, 계획, 능력에 관한 정보를 비롯한 각종 정보의 상호교류가 확대되기를 촉구하였다”고 언급하였다.

주한미국군사령관은 일본자위대를 지휘하지 못하고, 주일미국군사령관은 한국군을 지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미국이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를 수립하려면 미국군사령관이 한국군과 일본자위대를 동시에 지휘하는 새로운 작전지휘체계가 필요하다. 미국이 노리는 새로운 작전지휘체계의 실체가 바로 유엔군사령부다. 미국군사령관이 타고 앉은 유엔군사령부는 한국군과 일본자위대를 한꺼번에 지휘할 수 있는 권능을 미국군사령관에게 부여한다. 미국의 새로운 대북전쟁체계와 유엔군사령부 존치문제가 직결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에서 확대되는 일본자위대의 역할


미국이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를 세우려면, 미일동맹체제가 규정해놓은 일본자위대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 미일안보협의위원회 10.3 공동성명에서 “일본은 미일동맹의 틀 안에서 자기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과의 긴밀한 조율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은,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에서 일본자위대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위의 인용문에는 일본이 미국과 긴밀히 조율하면서 일본자위대의 역할을 확대한다고 서술되었으나, 일본자위대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은 일본의 개별작업이 아니라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를 세워가는 미국과 일본의 공동작업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언론매체들은 일본이 일본자위대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을 미국이 지지해준다는 식으로 보도하였지만, 미국과 일본이 일본자위대의 역할을 확대하여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공동작업을 함께 벌인다고 표현해야 옳다.

또한 미일안보협의위원회 10.3 공동성명은 “일본은 국가안보회의를 창설하고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하기 위해 준비하는 중이다. 그와 더불어,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문제, 방위비를 증대하는 문제, 국가방위프로그램지침을 검토하는 문제, 영토주권을 수호하는 능력을 강화하는 문제, 역내활동을 확대하는 문제, 그리고 남아시아나라들을 상대로 능력을 확대하는 문제를 포함한 안보의 법적 근거를 재검토하는 중이다. 미국은 그러한 노력을 환영하고, 일본과 긴밀히 협력할 것임을 강조하였다”고 밝혔다. 이 인용문이 말해주는 것처럼, 일본자위대의 역할을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에 맞게 확대하는 미국과 일본의 공동작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자위대의 역할을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에 맞게 확대하는 미국과 일본의 공동작업이 언론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때는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2002년이다. <아사히신붕> 2004년 12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군과 일본자위대는 한반도전쟁상황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대북전쟁계획인 ‘작전계획 5055’를 2002년에 채택하였다. ‘작전계획 5055’는 대북전쟁을 수행하는 미국군을 일본자위대가 일본에서 후방지원하고, 일본에 상륙한 인민군 특수전병력을 상대로 일본자위대가 단독작전을 벌인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과 일본은 2005년 2월에 이르러 북의 핵개발, 중국-대만 분쟁, 국제테러에 대응하기 위한 ‘공통전략목표’를 합의하였다.

미국과 일본은 이처럼 공동의 전쟁계획을 세우고, 공동의 전쟁목표를 설정하면서 일본자위대의 역할을 차츰 확대하더니, 2009년부터는 그 확대작업을 더욱 빠른 속도로 다그치기 시작하였다. <아사히신붕> 2009년 5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월러스 그렉슨(Wallace C. Gregson) 당시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차관보는 일본이 적국의 기지를 공격할 능력을 보유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미국은 모든 방면에서 그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말한 ‘적국의 기지’는 북의 군사기지를 뜻하므로, 미국은 일본자위대의 대북공격력 확보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2002년에 미국과 일본이 공동채택한 대북전쟁계획인 ‘작전계획 5055’에서 일본자위대의 역할은 미국군의 후방지원과 일본 영토 안에서의 작전에 한정되었지만, 2009년부터는 일본자위대의 역할이 대북공격으로 확대되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일미국부대사 제임스 줌월트가 작성하여 2010년 2월 24일 본국에 보낸 비밀전문에 따르면, 2010년 2월 2일 도쿄에서 진행된 미일안보소위원회(SSC)에서 월러스 그렉슨 당시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차관보는 “미국은 일본자위대가 괌(Guam)과 아시아에서 주둔과 작전을 확대하기를 고무한다”고 하면서 “미국정부는 미국군과 일본자위대가 괌에서 합동훈련을 실시하는 기회를 더욱 확대”하고 “일본자위대가 미일합동훈련을 지원하기 위해 괌에 영구주둔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렉슨의 발언은 미국군과 일본자위대가 연합작전으로 대북전쟁연습을 강행하려는 정책적 의사를 반영한 것이다.

2011 년 6월 21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안보협의위원회에서 미국과 일본은 2005년 2월에 만들었던 ‘공통전략목표’를 변화된 군사정세에 맞춰 ‘북의 도발’을 저지하는 내용으로 개정하기로 합의하였고, 2012년 8월 3일 리언 패네타(Leon E. Panetta) 당시 미국 국방장관과 모리모토 사토시(森本敏) 당시 일본 방위상은 도쿄에서 회담을 갖고 ‘미일방위협력지침’을 개정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번에 발표된 미일안보협의위원회 10.3 공동성명은 “미일방위협력지침을 검토하고, 두 나라의 탄도미사일방어능력을 확장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반도전쟁상황에 대처하는 내용으로 1997년에 한 차례 개정된 ‘미일방위협력지침’을 16년 만에 또 다시 개정하려는 목적은, 일본자위대의 역할을 미국군 후방지원에서 대북무력공격으로 확대하여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를 완성하려는 것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일본자위대의 역할을 대북무력공격으로 확대하려면, 일본은 전범국의 교전권 포기를 규정한 일본 평화헌법 제9조를 폐기하고 교전권의 헌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일본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는 일본자위대의 교전권을 이른바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말로 슬그머니 대체하였는데, 정확하게 표현하면 집단적 교전권이라고 해야 한다. 개정된 일본헌법에 일본자위대의 집단적 교전권이 명시되면, 일본자위대는 개별적 교전권을 행사하려는 게 아니라 미국군, 한국군과 함께 3자연합 대북전쟁에서 집단적으로 대북교전권을 행사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군 전작권 반환과 일본헌법 개정의 상관성

미국이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를 완성하려면, 일본자위대의 역할만 확대해야 하는 게 아니라 한국군의 역할도 그 체제에 맞게 확대해야 한다. 미국의 한국군 전시작전통제권 반환이 바로 그런 확대작업의 핵심내용이다. 미국이 한국군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군에게 반환하려는 것은, 이전에 노무현정권이 주장한 ‘자주국방’을 미국이 용인해주는 게 아니라 미국이 지휘하는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에 맞게 한국군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다.

미국이 지휘하는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는 한미연합군과 미일동맹군을 평면적으로 접합시키는 것이 아니다. 미일동맹군을 중심에 두고, 한미연합군을 그 주변에 두는 2중배치구도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 2중배치구도는 미국이 해군력과 공군력을 중심으로 하는 전쟁전략을 수립하였고, 미일동맹군 전력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해군력과 공군력을 중심으로 강화, 확대되어온 사정에 직결된다. 다시 말해서, 인민군의 강력한 지상전력을 상대하여 많은 피를 흘리면서도 승리하지 못할 대북지상전은 미국군과 일본자위대가 극구 기피하는 것인데, 그런 ‘과다출혈 기피영역’을 한국군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군이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면 ‘자주국방’이 실현되는 게 아니라,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에 편입된 한국군이 미일동맹군의 하위종속단위로 전락하는 또 다른 굴욕을 겪게 되는 것이다. 유엔군사령부가 해체되고 주한미국군이 철군하기 전에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가 아무런 의미가 없고, 한국군에게 되레 굴욕을 안겨줄 수밖에 없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2013년 6월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2차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한 김관진 국방장관이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에게 전시작전통제권 반환시점을 예정된 2015년 12월 1일 이후로 또 다시 연기해달라고 ‘간청’한 것은, 2006년 9월 16일 한미정상회담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을 반환하기로 합의한 이후 남측 정부가 두 차례나 연기하려는 것인데, 그렇게 된 까닭은 한국군이 자기 역할을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에 맞게 확대할 준비를 아직 끝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준비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말은, 무슨 군사장비를 아직 준비하지 못했다는 뜻이 아니라, 한국군수뇌부가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에서 미일동맹군의 하위종속단위로 편입되는 굴욕을 감수할 심리적 준비를 갖추지 못했다는 뜻이며, 일본의 독도강탈책동과 식민지죄악청산거부로 반일감정이 조성된 조건에서 한국군과 일본자위대의 군사협력이 남측 민중의 저항을 받게 될 우려를 해소할 정치적 준비를 갖추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2012년 6월 26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국민적 반대를 무릅쓰고 한일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을 몰래 통과시킨 것은 국민의 눈을 피해 한국군과 일본자위대의 군사협력이 은밀히 추진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을 예정대로 반환하느냐 아니면 반환시점을 두 번째 연기하느냐 하는 결정은 어디까지나 미국이 내리는 것이다. 미국은 일본자위대의 역할을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에 맞게 확대하는 준비가 끝나는 대로, 다시 말해서 일본자위대의 집단적 교전권을 위한 일본헌법개정이 완료되는 대로, 한국군의 연기간청과 상관없이 전시작전통제권을 반환할 것이다. 예정된 반환인가 아니면 반환시점 연기인가 하는 문제를 결정할 미국의 판단기준은, 일본자위대의 역할을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에 맞게 확대하는 미국과 일본의 공동작업이 언제 완료되는가 하는 데 설정되어 있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동중국해 북방해역에서 맴도는 미국 항공모함


미국이 지휘하는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에서 미국군의 역할은 핵타격전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붕> 2013년 7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2012년 5월과 2013년 4월에 일본 외무성과 방위성 소속 관리들을 미국으로 조용히 불러 대북핵타격전을 수행할 전략군사령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지령실, 핵추진 전략잠수함을 각각 보여주었다. 이러한 핵무력 공개활동은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에서 미국군의 역할이 핵타격전에 집중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대북핵타격전에서 미국 항모강습단은 ‘북침돌격대’로 나설 것이다. 도쿄에서 미일안보협의위원회가 진행된 이튿날인 2013년 10월 4일 미국 해군 제7함대 소속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부산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대북핵타격전 돌격대의 임무를 수행할 항공모함이 2013년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실시되는 대북전쟁연습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항에 들어간 것이다. 그런데 조지 워싱턴호가 동원된 대북전쟁연습과 관련하여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3년 10월 2일 보도기사에서 두 가지 정보가 눈길을 끈다.

첫째, <연합뉴스> 2013년 10월 2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이번 대북전쟁연습이 남해에서 실시된다는 것이다. 지난 시기 미국 항공모함은 동해 또는 서해로 북상하여 대북전쟁연습을 감행하면서 한반도 전쟁위기를 고조시키고 북을 자극하였지만, 요즈음에는 동해나 서해까지 북상하지 못한다. 전략폭격기의 항모격침용 첨단미사일과 전략잠수함의 항모격침용 핵어뢰로 무장한 인민군의 강력한 타격수단과 공격의지를 두려워하는 미국 항공모함이 북상을 포기한 것은 당연한 이치다.

위의 보도기사에는 이번에 조지 워싱턴호가 남해에서 훈련을 실시하게 된다고 쓰여 있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제주도 동남쪽 수역과 일본 규슈(九州) 서쪽 수역이 만나는 동중국해 북방해역에서 대북전쟁연습을 실시하는 것이다. 남측 국방부 발표내용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3년 5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항공모함 니미츠호(USS Nimitz)를 긴급동원한 대북전쟁연습이 2013년 5월 15일 “제주 동남쪽(일본 규슈 서쪽) 공해상에서 비공개”로 실시되었는데, “미국 항공모함은 훈련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주변해상에서 대기했다”고 한다.

둘째, <연합뉴스> 2013년 10월 2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이번에 조지 워싱턴호를 동원하여 10월 8일부터 사흘 동안 실시되는 대북전쟁연습은 “한미일 해상전력이 참여하는 연합훈련”이다. 이것은 미국 항모강습단을 주력으로 하는 3자연합 대북전쟁연습이 실시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연합뉴스> 2013년 5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동중국해 북방해역에서 항공모함 니미츠호가 대기한 가운데 5월 15일에 실시된 대북전쟁연습도 이번 대북전쟁연습처럼 3자연합 대북전쟁연습이었다. 3자연합 대북전쟁연습은 2012년에도 6월 21일부터 이틀 동안 동중국해 북방해역에서 실시되었고, 8월 7일부터 이틀 동안 하와이 근해에서 또 다시 실시되었다.

3자연합 대북전쟁연습이 처음 실시된 때는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08년이다. 미국 <해군보도국(NNS)> 2008년 8월 7일 보도에 따르면, 2008년 8월 5일 미국 미사일순양함을 주축으로 미국 해안경비대 경비함, 일본자위대 구축함, 한국군 구축함이 참가한 가운데 3자연합 해상기동훈련이 하와이 근해에서 실시되었다. 미국은 2008년에 실시한 3자연합 해상기동훈련을 3자연합 대북전쟁연습으로 확대, 강화시킨 것이다.

그러나 3자연합 대북전쟁연습을 계속 강행하면서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를 수립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결국 실패로 끝날 것이다. 두 가지 논거를 제시할 수 있다.

첫째, 북은 미국의 심장부와 군사전략거점들을 날려버릴 각종 핵타격수단들을 실전배치하였다. 미국이 대북전쟁을 시작하기 전에 북이 한 발 먼저 ‘조국통일반미대전’에 돌입할 것이다. 북과 미국의 핵무력 대치상황은 결국 미국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기울어지고 말았다. 그러므로 미국은 새로운 대북전쟁체제를 미완성으로 남겨두고 핵전쟁공포에 휘말려 전전긍긍하며 살아야 한다. 미국의 새로운 대북전쟁체제가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둘째, 중국이 자기 앞바다로 여기는 동중국해에서 미국이 지휘하는 3자연합 대북전쟁연습이 자꾸 벌어지는 것은 중국의 핵심이익을 침해하는 심각한 도발행위로 중국의 눈에 비쳐진다. 미국의 새로운 대북전쟁체제는 중국을 불가피하게 자극하여 북과 중국의 정치적 공조를 더욱 강화시켜줄 것이다. 핵강국들인 북과 중국의 대미공조는 미국의 새로운 대북전쟁체제를 무력화시킬 억제요인으로 된다. 미국의 ‘전략적 인내’가 실패로 끝난 것처럼, 미국의 3자연합 대북전쟁체제도 실패로 끝날 것이다. (자주민보 2013년 10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