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의 반사회주의 전략과 전술, 그리고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 대결이 끝날 때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글을 시작하며
2. 제국주의의 반사회주의 전략목표와 그 추진방식
3.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는 다섯 가지 전술
4.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의 전략적 대결이 끝날 때
5. 글을 맺으며

 

1. 글을 시작하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북(조선)과 미국은 6자회담 틀 안에서 정치협상을 벌였고 9.19 공동성명도 내왔으나, 지금은 모든 대화통로가 막힌 채 찬바람만 불고 있다.

날카로워진 조미관계에 대해서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6자회담 틀 안에서 벌인 조미 정치협상을 논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정치협상과 정치대결을 서로 떼어놓을 수 없다는 점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그 정치협상은 두 나라가 맞서 싸우는 정치대결의 한 형식인 것이다.   

이전에 발표한 글들에서 논한 대로, 나는 북(조선)과 미국이 맞서 싸우는 정치대결의 본질을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의 대결로 규정한다. 사회주의와 제국주의가 이념적으로, 체제적으로 적대관계에 있으므로 그 대결이 전략적 대결로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사회주의 북(조선)과 제국주의 미국 가운데 어느 한 쪽이 전략적으로 패배하여야 그 대결이 끝나게 된다. 그런데 그 전략적 대결은 10년을 넘겼는데도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 대결기간이 자꾸 길어지면서 지구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글은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의 전략적 대결에서 제국주의 미국이 내미는 전략이 무엇이며, 거기에 동원하는 전술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논한다. 그 전략적 대결에서 북(조선)이 내미는 전략과 전술을 논하는 것은 다음 기회로 미룬다.

또한 이 글은 북(조선)과 미국이 맞서 싸우는 전략적 대결의 역량관계에서 질적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논한다. 역량관계에서 질적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남(한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일으키는 사회변혁의 전략적 대결 곧 대중항쟁에 있다는 것이 이 글의 결론이다.

사회주의 북(조선) 대 제국주의 미국의 전략적 대결과 남(한국)에서 자주적 민주정권을 세우는 사회변혁의 전략적 대결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다는 논제를 글머리에 올리면서 이 글을 시작한다.

2. 제국주의의 반사회주의 전략목표와 그 추진방식

199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북(조선) 대 미국의 전략적 대결이 이어지는 동안 북(조선)은 초강경한 반제국주의압박공세를 퍼부어 미국을 궁지에 몰아넣고 여러 차례 전술적 승리를 거두었다. 이를테면, 1993년 6월 뉴욕회담에서 내온 조미공동선언, 1994년 10월 제네바회담에서 내온 조미기본합의서, 2000년 10월 워싱턴회담에서 내온 조미공동성명, 그리고 2005년 9월 베이징 6자회담에서 내온 9.19 공동성명은, 미국과 맞서 싸운 13년 동안의 정치대결에서 북(조선)이 전술적 승리를 얻어낸 성과들이다.

그런데 지난 13년 동안 북(조선)이 초강경한 반제국주의압박공세로 여러 차례 전술적 승리를 거두었는데도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의 대결이 끝나지 않은 까닭은, 그 대결에서 북(조선)과 미국이 각각 추구하는 전략목표가 조그마한 타협도 가능하지 않을 만큼 대립적이고 상충적이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의 대결에서 제국주의 미국이 추구하는 전략목표는 그들이 겉으로 내세우는 한(조선)반도의 비핵화가 아니다. 제국주의 미국에게 한(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전략목표가 아니라 전략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과정일 뿐이다. 지금까지 제국주의 미국은 한(조선)반도를 비핵화하여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면서 6자회담에 들락날락해왔지만, 실제로 6자회담 막 뒤에서는 자기들이 숨겨놓은 전략목표를 추구하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미국의 전략목표는 부시정부의 고위관리들이 토해내는 듣기 좋은 수사(rhetoric)와는 상관없이, 어디까지나 제국주의적 야욕과 제국주의적 약탈과 제국주의적 지배를 위하여 설정된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미국의 전략목표는 북(조선)의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고, 미국이 장악, 주도하는 제국주의세계체제에 북(조선)을 끌어들여 한(조선)반도 전역을 지배하고 수탈하려는 것이다.

제국주의 미국이 6자회담 막 뒤에서 북(조선)의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으려는 체제전복전략을 내밀고 있다는 사실은, 미국 국무부가 이른바 ‘이튿날(The Day After)’이라는 이름을 달아놓은 비공개 실무계획을 작성하는 중이라는 최근 언론보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비공개 실무계획에 따르면, 외부 상황변화에 의한 체제붕괴, 식량배급체계 혼란 등으로 인한 체제붕괴, 군사반란에 의한 체제전복, 미국의 군사공격에 의한 체제전복이라는 네 종류의 체제붕괴 시나리오를 다룬다고 한다. (『신동아』 2006년 3월호 관련기사 참조)

북(조선)의 사회주의체제가 뒤집어지는 사태에 대비한 비공개 실무계획이 미국 국무부에 준비되어 있다는 말은, 부시정부의 여러 부서들이 제각기 북(조선)의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는 전략목표를 담은 치밀한 비밀계획들을 준비하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

제국주의 미국이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의 전략적 대결에서 노리는 사회주의체제전복이란 미국이 북(조선)과 타협할 수 없는 전략적 과제이다. 사회주의체제전복이 타협할 수 없는 전략적 과제이므로, 정치타협을 이끌어 내는 6자회담을 진행하는 것보다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는 것이 상위를 차지한다. 따라서 미국이 6자회담을 진행하는 것은 북(조선)의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으려는 전략목표를 추구하면서 내밀게 되는 여러 전술들 가운데 하나이다.

제국주의 미국이 북(조선)의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으려면 무엇보다 먼저 북(조선)의 핵억지력(nuclear deterrence)부터 제거해야 한다. 강력한 핵억지력을 가진 북(조선)의 사회주의체제를 무력으로 무너뜨리는 제국주의침략전쟁은, 북(조선)의 핵보복능력을 생각할 때 미국에게 매우 위험천만한 일이며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북(조선)의 사회주의체제를 무력으로 뒤집어엎는 것이 미국에게 위험천만하고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해서 미국이 제국주의침략전쟁을 단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명백하게도, 한(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더 나아가서 세계적 범위에서 미국은 제국주의침략전쟁을 준비하고 연습하는 일에 미친 듯이 달라붙고 있다. 이를테면, 부시정부가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 정밀타격(precision strike), 지구적 타격(global strike), 신속배치(rapid deployment), 미사일방어(missile defense), 전술핵무기 사용(use of tactical nuclear weapons)이라는 여섯 가지 전략개념을 내걸고 제국주의침략군대를 고속기동화, 첨단전자화, 재배치하는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 강화’라는 이름의 전쟁준비를 다그치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이처럼 부시정부는 제국주의침략군대의 고삐를 틀어쥐고 전쟁준비를 다그치면서도, 다른 한쪽에서는 6자회담에 들락날락하면서 북(조선)의 핵억지력을 제거하는데 온통 힘을 쏟고 있다. 부시정부가 6자회담에서 북(조선)에게 핵억지력을 무조건 먼저 포기하라는 부당한 요구에 집요하게 매달린 까닭이 거기에 있다.

그런데 주목하는 것은 북(조선)의 핵억지력을 제거하는 것이 미국의 전략목표가 아니라 북(조선)의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는 것이 미국의 전략목표라는 점이다. 그런 까닭에 설령 북(조선)이 미국의 요구대로 핵억지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에도 미국이 9.19 공동성명에 명시된 정치적 의무, 곧 조미관계를 정상화하는 공약을 이행할 가능성은 조금도 없다. 만일 북(조선)이 핵억지력을 스스로 포기하면, 미국은 이제야말로 북(조선)의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더욱 광란적으로 체제전복에 달라붙을 것이 분명하다.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 스티븐 해들리(Stephen J. Hadley)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미국은 북(조선)이 핵포기를 선행하더라도 당분간 북(조선)과 관계를 개선하지 않을 것이며, 다만 북(조선)과의 관계를 향상시키는 문제를 논의할 뿐이라는 것이다. (『연합뉴스』 2005년 10월 24일)  

북(조선)의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는 체제전복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회주의체제가 무너진 북(조선)을 미국이 장악, 주도하는 제국주의세계체제에 끌어들여 한(조선)민족을 전국적 범위에서 지배, 수탈하는 한편,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국의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한 중국을 포위, 압박하는 동북아시아 전략거점을 한(조선)반도에 들여놓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이 북(조선)을 제국주의세계체제에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북(조선)의 사회주의체제를 무너뜨려야 하므로, 미국이 체제전복에 매달리는 것은 불가피하다.

사람들은 흔히 사회주의체제전복을 네오콘(neo-con) 또는 대결파(강경파)라 부르는 워싱턴의 극우세력에게 고유한 전략으로 알고 있지만, 그것은 부정확한 인식이다. 제국주의세력은 극우세력이나 우익세력이나 중도세력이나 할 것 없이 사회주의운동을 짓누르고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으려 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사회주의체제에 대한 제국주의세력의 전략은 그 체제를 뒤집어엎는 전복전략 이외에 다른 것으로 될 수 없으며, 다만 전략적 추진과정에서 내미는 전술과 추진방식이 그들 사이에서 서로 다를 뿐이다.

사회주의체제전복은 세 가지 방식으로 추진된다. 폭력적 전복방식, 비폭력적 전복방식, 그리고 폭력과 비폭력을 혼합한 전복방식이 그것이다.

2-1) 사회주의압살정책과 제국주의침략전쟁은 사회주의체제를 폭력으로 뒤집어엎는 급진적인 전복방식이다. 제국주의세력 안에서 대결파로 분류되는 극우세력이 이 방식을 선호한다.

제국주의세력이 폭력적 전복방식을 추진한 역사는 퍽 오래되었다. 1917년 러시아에서 사회주의10월혁명이 승리하여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체제가 섰을 때, 제국주의연합세력은 소련에 쳐들어가 사회주의체제를 폭력으로 뒤집어엎으려고 덤비었다. 그것만이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뒤 이른바 ‘냉전시기’에 세계 곳곳에서 군사적 충돌위험이 조성되었거나 전쟁이 일어났는데, 그것은 제국주의 미국이 사회주의체제를 폭력으로 뒤집어엎으려는 사회주의압살정책을 내밂으로써, 또는 제국주의침략전쟁을 일으킴으로써 생겨난 현상들이다. 냉전시기의 역사적 경험은 북(조선), 북베트남, 중국, 쿠바에 세워진 사회주의체제를 폭력으로 뒤집어엎으려는 사회주의체제전복이 얼마나 끔찍스러운 재앙을 몰고 왔는지를 증언한다.

사회주의진영이 무너진 뒤, 동반구에서 유일하게 자주적 사회주의의 발전노선을 추구하는 북(조선)은 미국이 사회주의체제전복의 폭력적 추진방식을 적용하려고 노리는 첫 번째 대상으로 되었다. 오늘날 사회주의압살정책이 북(조선)에 집중되는 까닭이 거기에 있으며, 제국주의침략전쟁을 연습하는 강도 높은 이른바 ‘합동군사훈련’이 북(조선)을 상대로 끊임없이 벌어지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2-2) ‘친선관계를 통한 변화(Change through Rapprochement)’는 사회주의체제를 비폭력으로 뒤집어엎는 점진적인 전복방식이다. 제국주의세력 안에서 협상파(온건파)로 분류되는 우익세력이나 중도세력이 이 방식을 선호한다.

제국주의세력이 비폭력적 전복방식을 추진한 역사는 냉전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친선관계를 통한 변화’란 원래 냉전시기에 제국주의연합세력이 소련과 동유럽의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으려고 내밀었던 이른바 해빙정책(Detente Policy)의 기본원리였다.

그런데 사회주의진영이 무너지자 미국은 해빙정책이라는 오래된 간판을 포용정책(Engagement Policy)이라는 새 간판으로 바꿔 달고 사회주의진영이 무너진 뒤에 남아있는 개별적 사회주의체제를 비폭력으로 뒤집어엎으려는 온갖 술책을 쓰고 있다. 냉전시기 이후 등장한 포용정책이 냉전시기에 추진된 해빙정책의 기본원리인 ‘친선관계를 통한 변화’를 변함없이 계승, 유지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으려는 의도를 사회주의에 대한 긴장관계를 완화한다는 말로 위장한 것이 해빙정책이라면,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으려는 의도를 사회주의를 포용한다는 말로 위장한 것은 포용정책이다.

주한미국대사 알렉산더 벌쉬바우(Alexander Vershbow)가 2006년 3월 17일 국회에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북한이 붕괴되지 않기를 희망하고, 북한의 점진적 변화를 바란다. (줄임) 변화를 위한 최선의 해결책은 북한이 스스로 개방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 것(『연합뉴스』 2006년 3월 17일)은, 포용정책의 핵심내용 가운데서 ‘친선관계를 통한 변화’라는 기본원리를 지적한 발언이다.

그는 포용정책의 기본원리만 지적했을 뿐, 그 정책의 추진방향에 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포용정책의 추진방향을 설명하면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으려는 포용정책의 의도가 드러날 수 있으므로 입을 다물었을 것이다.

제국주의세력이 공개적으로 말하기를 꺼리는 포용정책의 추진방향이란, 미국이 경제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일단 상대방의 머리 속에서 반제국주의적대감을 누그러뜨린 다음에 시장개방과 체제개혁으로 끌어당겨 경제자립역량을 약화시키는 한편, 언론개방, 문화개방, 통신개방, 관광개방, 여행자유화 같은 갖가지 전술을 동원하는 침투공작으로 사회주의체제의 사상정신적 기반을 차츰 허물어버리고 결국 사회주의체제를 비폭력으로 뒤집어엎는 것이다. 명백하게도, 제국주의세력의 궁극적 목표는 자기의 포용정책에 걸려든 사회주의체제를 무너뜨리고 신자유주의세계시장으로 끌어들여 마음대로 지배하고 수탈하는 것이다.

제국주의세력은 사회주의포용정책의 정책적 신뢰도와 실현가능성을 높여준 역사적 경험을 베트남이 추진한 사회주의시장경제의 시장개방과 체제개혁에서 즐겨 찾는다. 냉전시기 미국의 침략에 맞서 혈전을 벌이면서 사회주의체제를 고수하였던 베트남공산당이 통일 이후 10년이 지난 시점에 이르러 시장개방과 체제개혁을 중국보다 더욱 급진적으로 밀고 나가면서 사회주의시장경제로 돌아선 것은 미국의 포용정책에 힘을 실어준 사건이었다.

주한미국대사 벌쉬바우는 2006년 3월 17일 국회에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북(조선)이 스스로 개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러시아는 북(조선)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6년 3월 17일) 러시아가 시장개방과 체제개혁으로 나서던 시기에 현지에서 외교관으로 일한 경력을 자랑삼아 말하곤 하는 벌쉬바우에게는 미국이 러시아에서 내밀었던 포용정책의 경험이 소중하겠지만, 제국주의 미국이 아시아에서 포용정책을 내미는 중요한 대상은 베트남이다.

알려진 대로, 베트남공산당은 1986년에 열린 제6차 당대회에서 외국자본의 직접투자를 허용하고 자본주의시장과 거래한다는 원칙을 담은 사회주의개방개혁노선을 채택하였고, 중국식 사회주의시장경제를 뒤따랐다. 그에 따라 제국주의독점자본이 베트남에 밀려들어가기 시작한 때는 동유럽 사회주의나라들이 무너지고 있었던 1989년이었다. 클린턴정부가 국제금융기관의 우회로를 통하여 제국주의독점자본이 베트남에 밀려들어가는 길을 터준 때는 1993년이었고, 베트남에 대한 경제제재를 전면적으로 해제한 때는 1994년이었다.

이처럼 베트남의 사회주의체제를 비폭력으로 뒤집어엎는 포용정책을 내밀었던 클린턴정부는 북(조선)에게도 그 정책을 내밀어보려고 시도하였다. 클린턴정부가 베트남에 대한 경제제재를 전면적으로 해제하였던 1994년에 북(조선)과 정치협상을 벌여 제네바 기본합의를 내왔던 배경에는 그러한 의도가 작용하였다.

2-3) 대화와 대결을 병행하는 책략은 폭력과 비폭력을 혼합하여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으려는 방식이다. 제국주의세력이 이러한 혼합방식을 내온 정치적 배경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은 설명이 요구된다.

지난 시기 협상파로 분류되는 우익세력과 중도세력은, 베트남이 시장개방과 체제개혁을 추진하여 사회주의시장경제로 돌아선 것을 두고 포용정책이 성공한 증거라고 추켜세우면서 자만에 빠졌다. 그들은 ‘고난의 행군’으로 시련을 겪고 있었던 북(조선)도 자주적 사회주의의 발전노선을 내던지고 베트남처럼 사회주의시장경제로 돌아서리라고 낙관하였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서 그들의 기대는 무너지고 말았다. ‘고난의 행군’을 선군혁명으로 결속한 북(조선)은 베트남처럼 사회주의시장경제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라 사회주의강성대국 건설을 국가발전목표로 내왔고, 자주적 사회주의의 발전노선을 내던지기는커녕 혁명군대가 그 노선의 오늘과 내일을 보위하면서 전체 인민을 혁명적 군인정신으로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사회주의정치방식 곧 선군정치를 앞세우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자 대결파는 포용정책이 실패했다고 몰아붙이면서 협상파의 오판과 무능을 비난하고 나섰다. 두 파벌이 대북(조선)정책을 놓고 말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워싱턴 정가는 분열과 혼란에 빠졌다. 미국의 대북(조선)정책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오락가락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대북(조선)정책을 결정하는 권한은 미국 대통령이 주재하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있는데, 그 회의에서 정책결정권을 행사하는 고위관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려서 혼란을 다잡을 수 없었다. 결국 자기들끼리 정치적으로 타협한 것이 압살정책과 포용정책을 이어놓은 절충방식을 내오는 것이었다. 압살정책의 목표나 포용정책의 목표가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는다는 점에서 일치하였으므로, 시기별, 단계별로 포용정책에 맞는 전술이나 압살정책에 맞는 전술을 취하면서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는다는 식으로 절충하였던 것이다.

이처럼 대화와 대결을 병행하는 책략은 제국주의세력 안에서 일어난 분열과 혼란을 다잡으려는 정치적 타협과정에서 나온 절충인 것이다. 부시정부의 고위관리가 말한 대로, 2005년 여름부터 부시정부는 북(조선)에 대해서 더욱 대결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하였으며, 따라서 현재 미국의 대북(조선)정책은 한편에서 협상하면서(negotiate), 다른 한편에서는 옥죄고(squeeze) 있다. (『뉴욕타임스』 2006년 3월 9일)

그러나 대화와 대결을 병행하는 책략은 불안정하기 짝이 없는 절충의 결과이다. 폭력적 전복방식으로 나갈 때는 대결에 집중해야 하는데도 대화와 대결을 병행하고, 반대로 비폭력적 전복방식으로 나갈 때는 회담에 집중해야 하는데도 역시 대화와 대결을 병행하는 것은, 대화와 대결을 병행하는 책략이 일관성이 없는 불안정한 절충의 결과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 절충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제국주의세력 안에서 일어난 분열과 혼란이 절충으로 해소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남아있고 언제 다시 불거져 나와 절충을 없애버릴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대북(조선)정책을 내미는 과정에서 그들이 파행을 거듭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3.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는 다섯 가지 전술

주한미국대사 벌쉬바우는 얼마 전 남(한국)언론과 대담하면서 “공산체제에 변화를 가져오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신동아』 2006년 3월호) 그 말을 이 글의 논리전개에 맞게 표현하면, 미국이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는 전술은 여러 가지라는 것이다.

벌쉬바우가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는 전술이 여러 가지라는 점을 지적하기 훨씬 이전에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는 네 가지 전술을 밝힌 바 있다. 2001년 6월에 발표한 대통령 성명에서 부시는 미국의 대북(조선)정책이 해결할 네 가지 과제를 내놓은 바 있는데, 그 과제들은 핵, 미사일, 재래식 무기, 인권이다.

부시가 내놓은 네 가지 과제는 미국이 북(조선)의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는 과정에서 해결할 네 가지 전술적 과제를 뜻하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6자회담은 북(조선)의 핵억지력을 제거하는 전술적 과제를 다루는 정치대결의 한 형태인 것이며, 얼마전부터 부시정부가 북(조선)에 대해 취하기 시작한 제국주의인권공세 역시 네 가지 전술적 과제를 다루는 정치대결의 한 형태인 것은 명백하다.

제국주의 미국이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는 과정에서 내밀게 되는 여러 가지 전술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3-1) 부시가 북(조선)의 핵억지력을 제거하고, 미사일전력을 마비시키고, 재래식 전력을 약화시키는 전술적 과제를 내놓은 데서 드러나는 특징은 부시정부가 전술적 과제를 군사부문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전술적 과제를 군사부문에 집중한 것은 두 가지 현상을 불러오는데, 하나는 대북(조선)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미국 국방부와 군부에 발언권이 쏠리는 편중현상이고, 다른 하나는 한(조선)반도에서 벌어지는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의 대결이 무력대결의 양상을 띄는 강경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의 대결은 협상탁자 위에서 주고받는 말싸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물리력을 동원한 혁명무력 대 반동무력의 충돌로 폭발할 가능성이 있는데, 부시정부가 전술적 과제를 군사부문에 집중하는 것은 제국주의침략전쟁의 위험이 존재하고 있음을 뜻한다.

한(조선)반도가 전쟁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까닭은, 북(조선)이 핵억지력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미국이 조미대결의 전술적 과제를 군사부문에 집중시켜놓고 그에 따라 북(조선)을 겨냥한 침략전쟁준비를 다그쳐왔기 때문이다.

3-2) 제국주의 미국은 정세가 바뀌는 것에 따라 네 가지 전술을 차례로 한 가지씩 내밀고 있다. 이를테면, 부시정부가 북(조선)의 핵억지력을 제거하는 전술을 더 이상 내밀기 힘들게 되자, 북(조선)의 ‘인권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다.

부시는 2004년 10월 18일 이른바 ‘북(조선)인권법(North Korean Human Rights Act)’에 서명하고, 2005년 8월 19일에는 제이 레프코위츠(Jay Lefkowitz)를 이른바 ‘북(조선)인권특사(Special Envoy on Human Rights in North Korea)’로 임명하였다. 2006년 2월 16일 연방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청문회에 나간 미국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Condoleezza Rice)는 ‘북(조선)인권특사’가 더욱 활발하게 활동할 것임을 밝혔다. (『연합뉴스』 2006년 2월 17일)

라이스가 말한 대로, 부시정부의 고위관리들이 북(조선)을 겨냥한 제국주의인권공세에 열을 올리면서 엽기적인 악선전과 비방을 쏟아내는 가운데, 2006년 4월 27일에는 탈북자의 미국 망명을 받아주고, 같은 날 워싱턴 근교에서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이른바 ‘자유북한방송’이라는 단파방송이 전파를 날리기 시작하고, 이튿날에는 이른바 ‘북(조선)인권특사’를 통해서 갑작스럽게 백악관에 불려간 탈북자들을 부시가 만나줌으로써 북(조선)을 자극하는 선정적인 정치극을 연출하였다.

부시정부가 북(조선)에게 가하는 제국주의인권공세라는 전술 역시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는 전술 가운데 하나라는 점은 명백하다.

3-3) 군사부문의 전술과 함께 제국주의인권공세라는 정치부문의 전술을 들고 나온 것도 모자라서 부시정부는 정치부문의 전술을 또 하나 들고 나왔다. 부시정부가 들고 나온 정치부문의 새로운 전술은, 2006년 3월 16일에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C)보고서에서 기존의 네 가지 전술적 과제에 더하여 북(조선)의 “위조지폐와 마약 및 그 밖의 불법활동”에 대처하는 과제를 덧붙였다고 밝힘으로써 그 진상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에 나섰던 당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마이클 그린(Michael J. Green)은 북(조선)의 ‘불법활동’에 관한 문제가 하나 더 추가되었는데, 그것은 기존의 네 과제와 매우 중요한 점에서 다르다고 지적하였다. 그에 따르면, 핵, 미사일, 재래식 무기, 인권은 미국이 북(조선)과 협상할 수 있는 문제들이지만, ‘불법활동’은 위법문제이므로 협상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연합뉴스』 2006년 3월 17일)

부시정부가 얼마 전에 덧붙인, 협상조차 할 수 없는 다섯 번째 전술은 이른바 ‘불법활동 징계전술’이다. ‘징계전술’이 지닌 파괴적이고 도발적인 성격은, 그 전술이 정치협상 자체를 배제한다는 점에서 드러난다. 부시정부는 북(조선)에게 협상할 수 없는 문제를 내놓음으로써 협상을 중단시키는 한편, 9.19 공동성명을 깨버리는 도발적인 전술을 들고 나온 것이다.

2006년 2월 16일 연방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청문회에 나간 미국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는 6자회담의 재개여부와 상관없이 북(조선)의 ‘불법활동’에 대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2006년 2월 17일) 2006년 3월 28일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 및 비확산담당 차관보 대행 스티븐 래더메이커(Stephen Laddermaker)는 미국 볼티모어에서 열린 세계문제이사회에서 연설하면서 6자회담과 상관없이 북(조선)의 ‘불법활동’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활용할 것(『연합뉴스』 2006년 3월 29일)임을 밝혔고, 곧이어 4월 8일 부시정부는 “전세계에 있는 모든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미국 안에 있는 모든 사람과 조직, 전세계에 있는 미국 조직의 지부, 종속조직, 방계조직이 북(조선)에 선적을 둔 배를 미국에서 운항하지 못하게 하는” 해운제재조치를 2006년 5월 8일부터 취한다고 발표하였다. (『연합뉴스』 2006년 4월 12일)

원래 제국주의세력과 벌이는 협상은 그 세력이 협상을 깨는 야비한 수법을 종종 들고 나오는 바람에 우여곡절 속에서 진행되거나 또는 협상에서 어렵사리 내온 합의마저 깨지는 것이 흔한 일인데, 부시정부는 베이징에서 6자회담을 벌여놓고 마치 자기들이 한(조선)반도를 비핵화하려고 힘쓰는 것처럼 국제사회에 요란하게 선전하는 동안 워싱턴의 밀실에서는 6자회담의 성과인 9.19 공동성명을 깨버리는 합의파괴공작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합의파괴공작이 어제오늘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준비되어왔다는 점이다. 부시정부가 공작음모를 워낙 은밀하게 꾸며왔으므로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는데, 최근 미국 언론의 보도에 의해서 그 공작음모의 한 귀퉁이가 세상에 드러났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미국정부는 지난 10년 동안 아시아지역에서 일어나는 조직범죄에 대해 광범위한 비밀수사를 진행해왔는데, 북(조선)의 해외기업활동을 수사한 것은 그 비밀수사의 일환이었으며, 부시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2001년 말 이른바 ‘북(조선)불법활동대책(North Korea Illicit Activities Initiative)’이라는 것을 내오고 북(조선)경제를 연구하기 시작하는 한편, 북(조선)의 해외자금통로를 틀어막으려는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특히 지난 3년 동안에는 연방수사국(FBI), 재무부, 국무부,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정부기관들이 상호연계하여 북(조선)의 해외자금통로를 추적해왔다는 것이다. (『뉴스위크』 2006년 10-17일 관련기사 참조)

최근 미국 언론이 보도한 북(조선)에 대한 미국의 제국주의금융제재는 그렇게 오래 전부터 준비된 것이다. 워싱턴의 관리들은 북(조선)의 해외자금통로를 틀어막는 금융제재(financial sanction)를 ‘표적제재(targeted sanction)’라 부른다.

여기서 눈여겨보는 것은, 제국주의 미국이 북(조선)의 해외자금통로를 틀어막는 ‘표적제재’를 준비하기 시작한 때가 1990년대 중반, 그러니까 북(조선)이 ‘고난의 행군’으로 고생하던 시련기였다는 점이다. 미국이 ‘표적제재’를 준비하기 시작한 때는 제국주의세력이 북(조선) 붕괴설을 퍼뜨린 때와 맞아떨어진다. 이것은 ‘표적제재’라는 것이, 부시정부가 선전하듯이 북(조선)을 6자회담에 나오게 만드는 그 무슨 압박전술이 아니라, 9.19 공동성명을 깨버리고 나서 북(조선)의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으려는 체제전복전략에서 나온 전술임을 말해준다.

그런데도 부시정부의 고위관리들은 ‘표적제재’라는 전술이 노리는 목적을 감추려는 위장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 로버트 조셉(Robert Joseph)이 2006년 2월 6일 워싱턴의 전국기자협회(NPC)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표적제재’가 6자회담이 성공할 전망을 높여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것(『연합뉴스』 2006년 2월 7일)이나, 주한미국대사 벌쉬바우가 북(조선)이 ‘불법활동’을 그만두고 인권을 개선한다면, 미국은 북(조선)과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다고 말한 것(『신동아』 2006년 3월호)이 그러한 위장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상황을 살펴보면, 제국주의 미국이 9.19 공동성명을 깨버리려는 합의파괴행동으로 나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6년 4월 9일부터 11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동북아시아협력대회(NEACD)에서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이며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Christopher R. Hill)이 그 대회에 참석한 6자회담 북(조선) 수석대표를 만나려 하지 않은 것은, 그들이 9.19 공동성명을 깨버리는 합의파괴공작에 매달려 있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으로 보인다.

부시정부가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에 합의하고서도 그 성명을 깨버리는 합의파괴공작을 내미는 까닭은, 그 성명을 내오는 협상과정에서 북(조선)이 한(조선)반도의 반제자주적 비핵화를 실현하여 한미동맹을 해체하려는 정치적 의지를 관철하였기 때문이다.

9.19 공동성명이 이행된다면, 북(조선)이 핵억지력을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은 북(조선)이 핵동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문제에 간섭하지 않고, 북(조선)이 흑연감속로를 폐기하는 경제적 손실에 상응하여 경수로를 공급하고, 적대적 조미관계를 비적대적으로 뒤바꾸는 조치로서 한(조선)반도에 들씌운 제국주의핵우산을 철거하고, 제국주의점령군인 주한미국군을 철군하는 다음 단계의 정치협상에 나서야 한다. 이러한 9.19 공동성명의 정치적 성과에 대해서는 내가 2005년 9월 22일에 발표한 글 ‘9.19 공동성명과 한(조선)반도의 반제자주적 비핵화’에서 상세히 논하였으므로 여기서 재론하지 않는다.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는 과정이 북(조선)이 요구하는 반제자주적 비핵화를 실현하는 과정으로 될 수 있다고 판단한 부시정부가 9.19 공동성명을 깨버리는 합의파괴공작을 내미는 바람에 6자회담은 난파의 암초를 만나게 되었다.

부시정부가 합의파괴공작을 더욱 광란적으로 내밀고, 그에 맞서 북(조선)이 강경한 대응조치를 취함으로써 9.19 공동성명이 제네바 기본합의처럼 깨지는 경우,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의 전략적 대결은 말 대 말의 대결양상이 뒤로 밀리고 힘 대 힘의 대결양상이 앞으로 나올 것이다.

4.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의 전략적 대결이 끝날 때

북(조선)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들을 내쫓고, 핵억지력 보유와 핵무기 증산을 선언하고, 실제로 영변원자로에서 봉인을 뜯고 재가동하여 무기급 플루토늄을 계속 생산하고, 플루토늄을 더 많이 생산하는 원자로 건설공사를 재개하는 등 초강력한 압박공세를 연이어 들이밀면서 부시정부를 궁지에 몰아넣었는데도, 그리고 그것만이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는 이라크 저항세력의 반미폭탄테러와 이란의 핵개발 강행과 쿠바-베네주엘라-볼리비아를 잇는 반미삼각동맹이 부시정부를 계속 괴롭히는데도, 제국주의반동정책에 집요하게 매달린 부시정부는 제국주의인권공세와 제국주의금융제재를 들고 나와 북(조선)의 압박공세에 맞서는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이처럼 교착상태에 빠진 정세에서는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가 맞선 전략적 대결구도의 역량관계에서 어떤 질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문제가 풀리지 않을 것이다. 전략적 대결구도의 역량관계를 질적으로 뒤바꾸는 것, 바로 거기에 문제를 푸는 열쇠가 있다.

그런데 관심을 끄는 것은, 전략적 대결구도의 역량관계를 질적으로 뒤바꿀 새로운 요인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요인은 설령 제국주의세력이 파악한다해도 그들이 어쩌지 못하는 요인, 그리하여 그들을 전략적 패배로 밀어 넣을 그런 요인이다. 그래서 그것을 결정적 요인이라 한다.

한 마디로 말해서, 그 결정적 요인은 남(한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일으키는 사회변혁적 대중항쟁이다. 사회변혁적 대중항쟁이 일어날 때, 전략적 대결구도의 역량관계에서 질적 변화가 일어나게 될 것이다.

이전에 줄곧 그러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북(조선)은 교착상태에 빠진 정세를 뚫고 나가기 위하여 미국에게 초강경한 압박공세를 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북(조선)의 초강경한 압박공세를 논하는 것은 다음 기회로 미룬다.

여기서 생기는 물음은, 지금 남(한국)에서 대중항쟁이 일어날 조건이 과연 성숙되고 있는가 아니면 주관적 기대감이 빚어낸 상상도를 그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두 방향에서 일어나는 정세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4-1) 남(한국)의 노동계급이 벌이는 비정규직 철폐투쟁이 강화, 발전되고 있다. 남(한국)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는 850만 명을 넘어섰다. 이것은 비정규직을 철폐하느냐 유지하느냐 하는 문제가 노동계급에게 국한된 노동문제가 아니라 사회체제를 좌우하는 정치문제로 전화되었음을 뜻한다.

사회체제를 좌우하는 정치문제를 사이에 두고 노동계급과 진보적 사회정치세력을 한편으로 하고, 노무현정권과 자본계급을 다른 한편으로 하여 형성된 적대관계는 날로 격화되고 있다. 언론보도를 통해서 알려진 바대로, 노무현정권과 자본계급은 폭력경찰과 용역깡패를 동원하여 비정규직 철폐투쟁을 짓밟고, 투쟁현장에 경찰특공대를 들이밀어 노동자들에게 테러진압용 전자총을 발사하고(『민중의 소리』 2006년 4월 27일), 검찰은 투쟁에 나선 노조활동가들을 끌어가 쇠창살 안에 가두는 탄압에 나섰다. 2005년에 구속된 노동자는 109명이었는데, 그 가운데서 76%인 83명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었다. (『레디앙』 2006년 5월 1일)

그러나 노무현정권이 비정규직 철폐투쟁을 폭력으로 짓밟을수록 그 투쟁은 더욱 격렬해지면서 정권반대투쟁으로 폭발할 것이며, 더 나아가서 반자본주의계급해방의 임무를 수행하는 민주주의혁명으로 전화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비정규직 철폐투쟁에 한미자유무역협정 반대투쟁이 가세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그 가세투쟁은 비정규직 철폐투쟁을 노무현정권 반대투쟁으로, 더 나아가서 반자본주의계급해방의 임무를 수행하는 민주주의혁명으로 전화시키는 조건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러한 조건이 생겨나면, 이제까지 수 십 년 동안 ‘기업의 벽’과 ‘지역의 벽‘을 넘지 못한 채 갈래갈래 고립되고 분산되었던 노동계급의 투쟁은 자연발생적 저항의 오래된 한계를 순식간에 뛰어넘어 사회변혁의 길로 전진하게 될 것이다. 강조하는 것은, 비정규직 철폐투쟁에 한미자유무역협정 반대투쟁이 가세하여야 대중항쟁의 폭발력을 가질 수 있으며,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을 사회변혁의 길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점이다.

한미자유무역협정 반대투쟁이 지니는 사회변혁적 의의에 대해서는 내가 2006년 3월 26일에 발표한 글 ‘한미자유무역협정의 재앙, 사회변혁운동의 전진’에서 자세히 논했으므로, 여기서 재론하지 않겠고, 다만 비정규직 철폐투쟁에 한미자유무역협정 반대투쟁이 가세할 때 다음과 같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음을 지적한다.

4-1)-(1) 현 시기 사회변혁의 3대 요인은 노동계급의 전면적 총파업투쟁, 단일전선의 전면적 대중투쟁, 진보정당의 정치투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비정규직 철폐투쟁은 노동계급의 전면적 총파업투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이며, 한미자유무역협정 반대투쟁은 단일전선의 전면적 대중투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사회변혁의 관점에서 비정규직 철폐투쟁과 한미자유무역협정 반대투쟁을 중시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4-1)-(2) 비정규직 철폐투쟁과 한미자유무역협정 반대투쟁에 나선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에게는 그들의 생존권 보장요구와 정치적 요구, 그들의 생활적 요구와 사회변혁적 요구가 더 이상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그 투쟁은 반제국주의민족해방과 반자본주의계급해방이라는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양대 전략과제가 남(한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에게 가장 절실하고 선명하게 다가서는 그들 자신의 투쟁이다.

4-1)-(3) 한미자유무역협정 반대투쟁은 노동계급과 농민이 단일전선의 구심력을 형성하여 최전선에 나서는 한편, 남(한국)사회의 각계각층에 분산된 진보역량을 단일전선의 기치 아래 총결집할 수 있는 위력적인 대중투쟁이다.

4-1)-(4) 비정규직 철폐투쟁에 한미자유무역협정 반대투쟁이 가세할 때, 사회변혁의 3대 요인이라 할 수 있는 노동계급의 전면적 총파업투쟁, 단일전선의 전면적 대중투쟁, 진보정당의 정치투쟁을 하나의 거대한 통합투쟁으로 엮는 사회변혁적 대중항쟁이 일어날 수 있다.

4-1)-(5) 사회변혁적 대중항쟁은 반제투쟁과 계급투쟁을 단일전선으로 통합시킴으로써 남(한국)사회가 경험하지 못하였던 강력한 폭발력을 발휘할 것이다.

위와 같은 성격, 의미, 전망을 갖는 비정규직 철폐투쟁과 한미자유무역협정 반대투쟁이 사회변혁적 대중항쟁으로 폭발하는 것이야말로 제국주의 미국과 남(한국)정권에게 결정타를 가하는 것이다.

4-2) 남(한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비정규직 철폐투쟁과 한미자유무역협정 반대투쟁을 힘있게 밀고 나가 사회변혁적 대중항쟁을 일으킬 가능성을 내다보면서 그와 함께 논하여야 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 있다. 그것은 6.15 공동선언을 실현하기 위한 대중운동이 전개되는 동안 지난날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의식을 가위눌렀던 반북의식과 반공의식이 깨져나가면서 북(조선)에 대한 민족적 일체감(sense of national homogeneity)과 사회주의에 대한 정서적 친화력(emotional affinity toward socialism)이 생겨나는 변화이다.

물론 남(한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 속에서 일어나는 북(조선)에 대한 민족적 일체감은 반북의식을 해소하기는 하지만 비정치적인 교류협력의 틀을 아직 넘어서지 못하였으며, 사회주의에 대한 정서적 친화력 역시 반공의식을 제거하기는 하지만 사회주의에 대한 편견과 오해, 혐오감을 넘어서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민족적 일체감이 민족통일전선을 지향하는 정치의식으로 발전하고, 사회주의에 대한 정서적 친화력이 정치적 지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한 대중의식의 발전은 자연발생적으로, 또는 우연한 계기로 일어나지 않는다. 대중의식은 대중 자신의 투쟁에 의해서 발전하는 법이다. 남(한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제국주의 미국과 남(한국)정권에 맞서 싸우는 싸움은, 더 많은 노동계급이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농민을 비롯한 근로대중이 생존파탄에 빠질수록, 그리고 한미자유무역협정의 재앙을 들씌우려는 미국의 강제와 압박이 드세질수록, 더욱 힘있게 전개되면서 대중의식을 발전시킬 것이다.

대중의식의 발전이란 반제국주의민족해방과 반자본주의계급해방의 임무를 수행하는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정치적 과제를 자각하는 것이며, 낡고 병든 세상을 바꾸는 사회변혁적 대중항쟁의 추진력을 준비하는 것이다.

남(한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사회변혁적 대중항쟁을 일으킬 때, 현재 교착상태에 들어간 북(조선) 대 미국의 전략적 대결에서는 역량관계의 질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남(한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제국주의 미국과 남(한국)정권에 맞서 싸우는 사회변혁의 전략적 대결은, 사회주의 북(조선)이 제국주의 미국에 맞서 싸우는 전략적 대결과 분리될 수 없다. 그 두 개의 전략적 대결이 분리되지 않는 까닭은, 남(한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벌이는 사회변혁의 전략적 대결이 반제국주의민족해방과 반자본주의계급해방의 임무를 수행하는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으로 전화할 것이고, 따라서 불가피하게 사회주의적 지향성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제국주의 미국과 남(한국)정권이 사회변혁적 대중항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예감한다면 무척 고심하겠지만, 그들의 머리에서 대중항쟁의 폭발을 막을 만한 결정적인 대책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들이 대책을 세울 수 있다면, 교란전술과 격파전술을 내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말하는 교란전술이란, 남(한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제국주의 미국과 남(한국)정권에 대한 적대감을 대중항쟁으로 폭발시킬 때, 그 적대감을 엉뚱한 곳으로 쏠리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테면 제국주의 미국과 남(한국)정권에 대한 적대감을 반일적대감으로 틀어버리는 교란전술이다.

제국주의 미국이 남(한국)대중의 반일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제국주의정치공작역량을 동원하여 일본정부 뒤에서 우익반동세력을 자꾸 부추겨 독도분쟁을 계속 도발하는 것이다. 얼마 전 일본정부가 독도문제를 걸고넘어지고, 노무현정권이 이전과 달리 강력한 대응발언을 내놓음으로써 남(한국)대중의 반일감정을 자극하였던 갈등국면의 뒤에서 부시정부가 은밀히 움직인 것은 예사롭게 볼 수 없는 일이다.

이전에도 일본이 독도 주변해역을 침범하여 그 무슨 해양조사라는 것을 벌인 사건이 여러 차례 있었는데, 그때마다 ‘조용한 외교’가 상책이라고 중얼거리면서 가만히 있던 남(한국)정권이 오늘 비정규직 철폐투쟁과 한미자유무역협정 반대투쟁이 일어나는 때에 맞춰 대중심리를 자극하는 반일선동에 나서는 것은 의혹과 경계를 불러일으키는 일이다.

만일 노동계급의 전면적 총파업투쟁이 사회변혁적 대중항쟁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할 때, 일본 순시선들이 독도해역에 침범하여 남(한국) 해양경찰 경비함들과 교전하는 해상무력충돌을 고의적으로 도발하고 남(한국)정권이 기다렸다는 듯이 남(한국)대중의 반일감정을 자극하고 반일투쟁을 선동한다면, 제국주의 미국과 남(한국)정권을 겨냥하여 한창 끓어오르기 시작한 대중투쟁은 흔들리게 될 것이다. 노무현정권이 독도문제에 대해 강경하게 발언한 것을 두고 여론조사 응답자 가운데 91.9%가 찬성의사를 보였다는 여론조사결과(『프레시안』 2006년 4월 27일)는 무심히 넘길 일이 아니다.

그런 식의 교란전술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때, 제국주의 미국은 무력을 동원하는 격파전술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말하는 격파전술이란, 반테러전쟁이라는 구실을 내걸고 대중항쟁을 무력으로 파괴하는 것이다. 제국주의 미국이 지난 1980년대 중남미에서 일어난 사회변혁투쟁을 무력으로 파괴하였던 이른바 저강도전쟁(low-intensity warfare)을 한(조선)반도에 끌어들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런 교란전술이나 격파전술을 가지고서는 사회변혁적 대중항쟁을 막을 수 없다. 전술공격으로 대중항쟁의 전략적 폭발을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단일전선으로 결집하여 비정규직 철폐투쟁과 한미자유무역협정 반대투쟁을 밀고 나가는 것은, 제국주의 미국과 남(한국)정권을 전략적 패배로 밀어 넣는 결정적 요인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남(한국)에서 사회변혁적 대중항쟁을 일으킨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마침내 승리의 깃발을 올릴 때,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의 전략적 대결은 사회주의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

5. 글을 맺으며

제국주의 미국과 남(한국)정권이 전략적으로 패배하고 남(한국)에 자주적 민주정권이 세워지는 미래의 어느 때를 예상할 수 있을까? 사회변혁의 앞날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문득 2012년이 떠오를 것이다.

올해부터 2012년까지 여섯 해 동안 한(조선)반도에서 일어날 정세변화를 시나리오로 그려내는 것은 힘들지만, 2012년이 지니는 정치적 의미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지적할 수 있다.

2008년에 한미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된다면 2012년은 그로부터 4년이 지난 때이다. 그 협정이 발효된 뒤 4년 동안 대량수탈, 대량해고, 대량파산의 재앙을 겪게 될 남(한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제국주의 미국과 남(한국)의 차기정권에 대해 느끼는 적대감은 쌓이고 쌓일 것이다. 적대감의 누적은 대중항쟁의 비등점에 다가서는 지름길이다.   

2012년은 남(한국)에서 대통령선거가 실시되는 해로, 민주노동당은 그 선거에서 승리하여 집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회변혁의 최저강령을 기치로 들고 투쟁하는 진보정당의 집권구상은 이른바 ‘선거혁명’으로 정권을 교체하여 자주적 민주정권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사회변혁의 전략적 대결에서 승리한 뒤에 실시되는 선거를 통해 자주적 민주정권을 세우는 것이다. 앞으로 여섯 해 동안 남(한국)의 진보정당은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싸우는 크고 적은 투쟁현장에서 반제국주의민족해방과 반자본주의계급해방의 임무를 수행하는 정치투쟁을 끊임없이 조직하고 그 투쟁을 사회변혁적 대중항쟁으로 이끌어가게 될 것이다.

2012년은 2000년에 6.15 공동선언이 발표된 뒤로 12년이 되는 해이다. 6.15 공동선언에 의거하여 성사된 개성공업지구 개발사업이 마무리되는 해도 2012년이다. 앞으로 여섯 해 동안 6.15 공동선언 실현운동은 멈추지 않고 전진할 것이며, 남북(북남)관계는 비정치적 교류협력단계를 뛰어넘어 민족통일기구를 세우는 정치통합단계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민족통일기구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실현할 것이다. 남(한국)에 자주적 민주정권이 세워진 뒤에 민족통일기구가 자주적 통일정부로 전화, 발전하여 연방통일국가를 세우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2012년은 제국주의 미국이 주한미국군과 주일미국군의 재배치를 대체로 마무리하고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 강화전략’을 완결하겠다고 발표한 해이다. ‘전략적 유연성 강화전략’을 완결하는 것은, 제국주의 미국이 한(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자기의 정치군사적 지배력을 강화하고 제국주의침략전쟁의 위험을 한층 더 높이는 것을 뜻하며, 남(한국)정권의 대미예속성이 숨김없이 드러나는 것을 뜻한다. 제국주의세력의 지배력 강화정도, 제국주의침략전쟁의 위험 증대정도, 그리고 대미예속정권 정체의 노출정도에 정비례하여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반제국주의적대감이 커지며 그들의 반제투쟁이 격렬해진다.      

2012년은 사회주의 북(조선)과 제국주의 미국의 전략적 대결이 20년을 지나는 때이다. 앞으로 여섯 해 동안 그 전략적 대결은 위에서 지적한 정세변화와 맞물리면서 전략적 승패를 결정하는 마지막 국면으로 다가설 것이 분명하다. 북(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2010년은 조선로동당 창건 65주년이 되는 해이며, 2012년은 북(조선)인민들이 김일성 주석 탄생 100돌, 김정일 국방위원장 탄생 70돌을 맞는 해이다. 북(조선)과 미국의 전략적 대결이 2010년 이후에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북(조선)은 2010년에서 2012년 사이에 반제자주화의 과제와 자주적 평화통일의 과제를 완수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려고 힘쓸 것으로 보인다.

남(한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일으킬 사회변혁적 대중항쟁은 반제국주의민족해방과 반자본주의계급해방이라는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과업을 한꺼번에 해결할 것이며, 동시에 제국주의 미국이 북(조선)의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으려는 체제전복전략을 파탄시킬 것이다.  

새삼스럽게 말할 필요도 없이, 주체역량의 준비, 강화, 투쟁과 동떨어진 채 사회변혁의 전략적 승리를 예상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사회변혁의 전략적 승리와 그 미래는 오늘 준비하고 강화하는 주체역량과 그 역량의 끈질긴 투쟁이 좌우한다. 낡고 병든 세상을 바꾸자고 외치며 전선으로 모여든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투쟁현장에서 흘리는 피와 땀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한(조선)반도의 미래이다. 그 미래에 이르기까지 남은 시간은 여섯 해이다. (2006년 5월 1일 작성)